발과 다리와 밤



얇은 검은 스타킹과 스커트를 입고 앉으면 그들의 시선이 느껴졌어요.

몰래 힐끔대는 시선이요.

길에서도,
지하철 안에서도,
혼자 앉은 카페 안에서두요.

시선은 다리에,
가슴에,
스타킹 안에 싸인 발에 머물렀어요.

남자들의 시선이 머물던 종류의 옷을 즐겨입게 되더라구요.

남자들의 시선에 길들여졌고
아스라한 오르가즘에 길들어졌어요.
관계가 없어 홀로 누운 밤이면
어김 없이 다리 사이로 손이 들어갔어요.

꽤 일찍 부터요.




이제 집에서는 발목까지 길게 드리운 롱스커트를 입어요.
향수로 몸에 벤 체취를 가리고
손발톱은 꾸미지 않아요.
정갈하게.

하지만 감출 수록 더욱 드러나 보인다는 것을 알아요.
아니 감출 수 없다는 것을 알아요.

안타깝지만 아찔한 오르가즘을 알게 된 이후로
그것 없는 밤이 제게는 없었어요.
발목만 보여야 하는 스커트는 엉덩이 아리로 벗겨지거나 허리춤까지 올라왔어요.
점점 트임있는 옷을 즐겨 입게 되었어요.

오르가즘에 취하지 않은 밤은 제게 없었어요.



댓글

  1. 사랑받을 여인으로 태어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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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구든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태어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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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대의 글을 읽으면 항상 탐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한가지 아쉬운점은 사진에 블러처리를 너무 많이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Sweet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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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쉬움이 있어야 찾아올 사람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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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관계. 사회적 구성원들간의 관계속에서 특별하지만 가벼운 그 관계를 가져볼수 있는건 용기도 필요한 일인듯 해요. 관계가 없어서 몸이 외로운건 매한가지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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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이들며 귀찮아지지 않나요?
      전 요즘 조금 그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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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마도 자존감도 많이 고양되어서 더 좋아하는거 일지도 모르겠어요 또한 남자들은 본능적인 반사작용이기에 그만큼 러스트님이 매력적이시라는 거겠죠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by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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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마워요.
      매력적이라는 부분밖에 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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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시선이란 참으로 여러 의미가 있지요
    따스함 애절함 음큼함.......
    그 무엇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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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음이죠.
      마음 가는 곳에 눈도 따라 가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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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당신 참 멋져요
    자기의 표현은 용기와 열정이 필요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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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마워요.
      저 뿐만 아니라 너무 멋진 분들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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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들켯내요

    안보는 척
    힐끔 힐끔 더듬어 내려가는 내 시선

    순간
    마주처 버린... 두 눈

    시선을 회피해야 하는데
    또 다시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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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점심식사후 산책
    올려다본 비온후 맑은 하늘
    바람의 이끌림에
    온몸을 맡긴듯
    구름들의 느린 흐느적 거림

    그리고 핸드폰에서
    흐르는 음악에 미소 지을수 밖에 없지요

    행복이 별건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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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복하시군요?
      저도 행복해요.
      가끔은 우울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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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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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자들 좋아하는 차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자주 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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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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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만지고 괴롭히고 안달나게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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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글 잘 읽었습니다. 정기구독자가 되어가는 느낌. 다음 글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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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마워요.
      자주 놀러와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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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예. 제가 고맙죠. 자주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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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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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글 보고 싸는 것도 오랫만. 서류잡 직업 같으신데도 글을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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