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과 불안.




시어머니와 데이트를 했어요.
정갈하게 입었어요.
아침 일찍 산책을 했고, 커피도 한 잔 하구요.
냉장고를 바꾸셔야 한다기에 샾에 가서 새로운 냉장고도 주문했어요.
점심을 먹고 어머님댁에 모셔다 드리고 집에 왔어요.

꽤 많은 걸음을 걸어 그런가요?
몸에 열이 많이 나요.
코로나요?
염려마세요.
사람 없는 곳으로만 다녔구 마스도 착용하고 있었다구요.

옷을 벗고, 스타킹과 속옷을 벗고,
미온수에 샤워를 했어요.
머리를 말리고 바디로션을 발랐어요.
구석구석 온 몸에 향이 베도록 두 손으로 정성스럽게 어루만져 주었어요.
열과 피로에 지친 피부가 매끄럽고 보드라웠어요.
바디 미스트는 은은한 벗꽃 향으로.

여자의 열은 감당하기 힘들답니다.
샤워 후에도 몸에 열이 가시지 않아
속옷 차림으로 에어콘 앞에 섰어요.
그렇게 잠시.
한기가 들어 넋 나간듯 멍하니 서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해요.
방금 입은 팬티는 벌써 젖어버렸구요.



어제 제 몸을 가졌던,
아니 제가 가졌던 그에게
조심히 카톡을 보냈어요.


요즘 냉장고는 정말 좋더라구요.
음성인식도 되고 문도 열어주고,
정수기에 날씨까지.
저도 가지고 싶었어요.
어머님은 제 맘을 눈치채신 것인지 바꿔주신다고 하셨지만
멀쩡히 잘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를 바꾸는 것은 너무 사치인 것 같아서..
바꾸어야 할 때 꼭
그때 꼭 사주시라고 그랬어요.
한두푼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여자로서 욕심이 나더라구요.
이쁜데다 광고에 나오는 냉장고.

댓글

  1. 피드 밖 단정하고 멀쩡한 당신의 삶이 이 공간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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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드 밖의 저와 이곳의 저는
      서로 너무도 다른 존재죠.
      지킬박사와 하이드 처럼.
      극단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요.
      성스러워보이지만 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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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늘은 시어머니와 즐거운 날을 보내

    셨군뇨 저도 오늘 가족과 같이 점심

    을 먹으면서 커피 한잔의 여유로 하

    루 일상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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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사진보면서 든 생각이에요. 단정한 차림 깔끔한 스타킹.. 너무 고와요. 나가기 전 아무도 모르게 스타킹을 찢고 나가는건 어떨까요? 엉덩이 한쪽을 다 드러낸다거나.. 은밀한 부위만 찢어서..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아는 작지만 큰 크랙을 만들어 놓고 나가는건 어떨까요? 그 자그마한 크랙이 큰 흐름을 만들어낼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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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비효과?
      다른건가요?
      간혹 스타킹의 봉제선이 벌어질 때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모른척 입고 나간답니다.

      스타킹 안에 팬티를 입지 않는다거나
      스타킹과 팬티 안에 플러그를,
      스타킹과 팬티 안에 작은 무선진동기를 넣는것.
      그런것.
      그런것도 같은 일환중의 하나일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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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크랙은.. 나비효과라기 보다는.. 그렇게 저지른 일탈이.. 점점 더 큰 흥분을 일으켜 러스트님을 흥분의 늪에 빠지게 하고 싶다는거죠.
      에그도 말씀해주시니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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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래요.
      비유가 적절하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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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 크랙 다음 외출 때 해주세요. 설마 교회가시면 성스런 교회 가는 길에 크랙은 더 큰 물줄기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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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열이 흥분의 씨앗이 될 수 도 있다는건 모든 여자들에게 해당되는건가요? 아님 당신에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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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이 두 종류가 있지 않나요?

      성적 흥분으로 인한 열과
      그냥 열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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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무것도 안하고 젖어버린 팬티를 보시면 당혹스럽겠어요. 새삼 내가 음탕하구나 생각도 들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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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각자 서로 다른 내면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러스트님의 내면은 아름다운것 같아요 은밀하게 음란하면서도 섹시함이 공존하는것 같아요 by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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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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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간의 욕망과 사회적 규칙이 서로 충돌하게 되니
      숨기고 사는거겠죠.
      과거도 지금도 미래도 그렇겠죠.
      다들 저와 같은가봐요?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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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어떤 기분으로 함께 다니셨는지 궁금하네요..러스트님 일상을 보면 외관은 참 감정적으로 성숙해보여요..쉽지 않은건데..

    - 7697번째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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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숙하지 않아요.
      질투도 심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아이같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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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중성으로 더 생기있게 느껴지네요.
    자신만의 열기를 즐길 줄도 아는 모습에
    그렇게 이끈이가 누굴까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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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 자신이기도 하고,
      환경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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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그 젖어버린 팬티를 너무 빨리 갈아입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냄새가 베인 스타킹이나 팬티가 너무 매력적인거 같아요
    당신의 몸은 누구보다 깨끗하지만 그 위에 입은 속옷은 당신의 음란한 냄새에 점점더 더럽혀지고 짙은 냄새가 나는 옷을 입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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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변태 맞아요
      당신이 시도해 본다면 야한속옷을 입는것과 비슷하면서 좀 더 흥분되는 일상을 보낼수 있을거같아요 냄새라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주변에 퍼져 나가고 존재감이 확실한 특성을 하나 추가해 보는거죠
      요즘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니기때문에 어느정도 선까지는 들킬 확률도 없구요 주변에서 냄새를 맡는다 하더라도 당신 냄새라고 알아 차리기도 힘들테죠 하지만 당신은 즐길수 있겠죠 그 냄새를 맡는 주변 사람의 반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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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위에 분 아이디어 좋은거 같아요. 흥건히 젖은 팬티를 몰레 숨겨두었다가 출근 때 입으시는거죠 평소보다 짙은 향수. 하지만 그 속에 섞여오는 그 향기에 다시 신경쓰이고 야릇함을 느끼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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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오랜만에 주말에. 기분좋게 술한잔 마시고. 글과 사진을 보니. 느낌이 더 좋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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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술과 주말이라 그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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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런가봅니다 ㅋ 시간 흐르는게 너무 아까운. 지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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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당신 글을 탐독하며 당신에게 동화되었던 것 같아요 당신이 느꼈을 감정 등을 그리다보니 흥분되서 ㅈㅇ까지 해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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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오늘은 당신의 글보다 당신의 치마에 눈이 꽃히네요. 하는하늘거리는 하얀 치마가 아름답습니다. 오늘의 감상은 사진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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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혹시 언제 시간되시면 만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치마인가요?? 원피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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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시어미 보지 빨게 시키면 재밌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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