遮掩.





그의 부탁에도
다가갈 수 없었다.
마음이 벌써 그의 앞에 섰기에

파아란 물웅덩이 속에서 진하게 베어 물들어 버린
발바닥과 스타킹.

더운 여름 해아래로 나아가
한걸음 한걸음
살결에 더운 해를 맞았다.

땀으로 흥건히 베었던 솜털은
밤바람을 맞아 흔들렸고

그를 잊으려
나의 맘을 돌이키려
털 많은 그에게 밤새 몸을 맡겼다.

그의 탐닉에 정염에
온 몸이 하얗게 다시 물들었고
그에게 안겨 짙푸른 새벽을 맞았다.

침대에 내려와 발을 내려다보니
파아란 발바닥은 그대로 남아있었고,

이를 감추려
힐에 발을 집어넣었다.


댓글

  1. 그래서, 그를 잊었나요? 맘을 돌이켰나요?? 아니면 더 깊게 빠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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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젠 한자까지... 이 언니의 필력은 끝이 안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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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여인의 향기가 그윽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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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역시 너무 아름답네요..
    트위터 이젠안하시나여?
    계정을 찾을수가 없네요 ㅠㅠ
    하시면 다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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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항상 아슬아슬 한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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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좋은 피사체인데 매번 같은 구도와 설정이 아쉽다 ....상상력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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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트위터에 오질 않으니 어찌 지내는지 알길이 없었는데, 난 혹시 검은 비바람에 휩쓸려간 줄 알았지, 아니 불어난 검은물에 잠겼었는지..궁금했었는데, 정염을 품은 와이셔츠 다리는 여인이 또 다른 사랑에 빠졌었던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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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입니다. 부드러운 표현과 오묘한 은유가 인상깊습니다. 글과 사진을 보면서 중년 여인 몸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과 진정한 완숙함이 뭔지 느끼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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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40-50은 되어야 중년이지요. 아직 30대인데 중년이라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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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감춘다고 감춰지지 않는게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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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국어 심화문제, 위 지문에 나온 "그"는 한명인가 두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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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다른 남자는 되고,

    그 남자는 안되는 이유는?

    그 남자를 사랑해서? 아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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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글을 참 잘 쓰시네요...^^
    타고 난듯...
    오랜기간 글을 쓰고 모아서 책으로 한번 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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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결국ᆢ

    잊혀지는 거군요

    그런데 왜이렇게 힘든건지 난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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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혹시 copine 님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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