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집.

입술에 단 술을 뭍혀 그의 입술에 포개었어요.

남편과 함께하던 식탁과 소파, 침대가 그의 것이 되었어요.

남편과 함꼐하던 그 공간에서 새로운 남자를 맞았어요.

이른 새벽까지 지속된 정사.

소파 가죽은 음수에 젖어 엉망이 되었어요.

푸른 천으로 갈았던 침대 시트와 이불은 체액으로 젖었어요.

이틀간의 정사로 그는 제 남자인양 행동했고

자신의 집인듯 머물다 떠나갔어요.

남편과 아이들이 떠난 빈 자리.

욕정을 이기지 못하는 배덕한 아내와 엄마.

그가 떠난 텅빈 침대 위에서

이른 새벽 눈을 천천히 깜빡이며 죄책감에 눈물지어요.

여기저기 너무러진 성인용품들을 한곳에 모으고 정리를 했어요.

여기저기 찢어진 스타킹과 체액에 얼룩진,

반은 벗겨져 제 기능을 상실한 속옷들을 벗고 샤워기 물 앞에 섰어요.

생생한 살의 감촉을 두 손으로 느끼며 몸을 조심스레 씻어나가요.

눈빛이 탁해지고 입술이 조심스럽게 벌어지네요.

다시 몸단장을 해야겠어요.

내일 새벽.

그가 다시 오기로 했어요.

3일째.

난 그를 받을 수 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