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눈에 띄는 아이는 아니었다.
타고난 성향 때문인지 튀고 싶지 않았던 난 존재감 없이 그저 조신하게 학교에 다녔다.
모나지 않은 돌처럼 그저 둥굴둥굴하게 학교생활을 해나갔다.
친구의 남자친구였던 그를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가을이었다.
그는 중퇴를 하고는 이태원 옷가게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속칭 삐끼 날라리 오빠였다.
밤 중에는 오토바이를 탔다.
어릴때 보았던 비트라는 영화로 가지게 된 환상 때문이었는지 껄렁해보이는 외모와 행동 때문이었는지 그 오빠가 멋졌다.
술이란 것을 처음 먹어보게 되었고 그의 작은 방에서 세번째 남자로서 그와 관계하게 되었다.
녹색화면의 휴대폰 문자메시지 수신함에는 친구들의 문자 몇개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그와의 문자내용이었다.
그렇게 우리 둘은 가까워졌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밤에 집이 비던 난 자유롭게 그를 만났다.
오토바이를 타기 전이나 오토바이 후 새벽에 문자나 전화가 오면 보광동 언덕 좁은 골목에 있는 작은 그의 방으로 갔다.
그에게 헌신적이었다.
그가 원하는 머리 모양과 옷차림으로 나를 바꾸었고 그의 방에 올라갈땐 그를 먹일 김밥이라도 한줄 들고갔다.
그의 좁은 방에서는 언제나 게걸스럽게 나를 물고 빨고 핥아대었다.
어릴때부터 자연스레 남녀간의 관계를 종종 보아왔던 난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받기 위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친구의 남자였지만 나의 남자였으면 했다.
욕심이었다.
그의 여자가 되고 싶은 욕심에 더욱 그의 말에 따랐고 결국 그의 친구들과도 종종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그의 작은 방에서 당한 강간이었지만 그가 원한 것이었다.
내 위에서 헐떡이는 이가 그가 아닌 것을 알았지만 그는 방에 없었다.
어찌 되었든 몸이 주는 쾌락에 난 눈을 감았다.
눈물이 흘렀지만 입술이 벌어졌고 두 손으로 위에 있는 남성의 등을 껴안았다.
그는 나를 지켜주지 않았다.
나의 손톱은 어김없이 그들의 등을 할퀴었다.
때론 뺨을 맞았다.
조용해진 새벽이 오면 조용히 몸을 일으켜 그의 속옷을 빨아 빨래줄에 널어놓고 빈 집으로 돌아왔다.


때론 두남녀가 헐떡이는 신음소리 가득 새나오는 현관에 엄마의 하이힐과 남자 신발이 놓인 빈 집이 아니었지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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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적인 모습이 아름답네요 비록 당신이 사랑하던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진 않았만... 그래두 지금은 당신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사랑을 받고 계시잖아요??ㅎㅎ 트위터와 이곳에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성적으로도 사랑과 관심도 받고있구요 글을 쓰신때랑 비교하면 많이 다른, 훨씬 좋은 삶을 살고 계신거네요 변하지 않은건 사랑받고 싶어하는, 관심받고 싶어하는 대상에게 헌신적인 여자인것? 그 모습이 일상에 밝혀지면 회복할 수 없는 지저분한 모습일 지라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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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벗길수록 양파같은 여자
    다양한 성향이 내포되어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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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남자에 목말랐던걸까요?
    사랑에 목말랐던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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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년의 최대 장점은 솔직하다는 것과 쾌감을 느낄수 있은 감각을 지니고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점
      저런년이 바로 인생의 승리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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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프로이 손길이 느껴진다는
    늘 그렇듯이
    필력이 탁월하다는

    그대는
    모든면에서
    진정한 프로
    엄마의 하이힐과
    낯선남자의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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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지나가는 과거, 당신은 그런 삶을 살으셨군요 그저 흘러가는 바람처럼 때론 강하게 흐르는 강처럼.... 저는 늘 당신을 지켜봐왔습니다. 소망합니다.
    당신의 계곡냄새를 맡아보고 싶고
    계곡과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을 맛보고 싶네요 그맛이 단물인지 짠물인지를요 그리고 제 우뚝 솟아난 산을 당신의 계곡으로 인도해 주세요
    느껴보고 싶습니다 힘찬 하얀 우주의 줄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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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 이정도면 진짜 보지 줄만도 하다 글이 장원급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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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피는 물보다 진하군요
    모전여전.....
    엄마에 영향과 3번째 남자와에
    관계에서 lust라는 여자의 시작과 밑거름이
    된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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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자취방하면 술과 담배 그리고 여자 섹스가 빠지지 않는 곳
    그리고 술과 담배, 살냄새가 함께 진동하며 찌든
    그곳만의 독특하고 특유의 냄새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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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1. 몸기름이 베어 쾌쾌한 이불에서 나는 냄새.
      허름한 여관 같은 곳에 가면 그런 냄새가 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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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검은실르엣이지만
    저속은
    백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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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고백은 가끔 허무하다
    과거로 돌아가 그 여리고 어린 나를
    다시 만나서 "얘야..괜찮아 ..널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렴..넌 사랑받는 삶이란다.. 그리고 참 많이 아끼고 , 사랑해.."라며 토닥일 수 없기에

    현재의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
    전부일 뿐

    언제까지 내 안에 를
    가둬두고 살 순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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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당신의 글을 읽고 또 읽고
    당신의 정체성이자 당신이 좋아하던 영화제목
    lust, caution 色, 戒
    이번 주제와 아주 딱 맞는 영화
    왜 좋아하는지 알겠더군요

    사랑
    사랑에 힘의 무서움은
    그 어떤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며
    무엇이든 해냄과 동시에
    그사람에게 동화되어 간다는 거죠
    사랑에 빠진 사람을 어리석다고 그러죠
    알면서도 어쩔수 없는
    캐리비안 해적의 데비존스가 좋은 예죠.

    자신이 장기판의 장기말인걸 알고도
    미인계에 응했지만
    사랑을 연기하던 그녀가 점차 사랑하고 있음을
    꺠닫고 빠른 조취를 원한 그녀에 호소에도

    애써 기우라 여기며
    더 큰 욕심을 부린채
    장기말로써 역활에 계속 충실히 수행 할것을
    강요하죠

    뱀같은 노련한 그에게 몸과 마음을 주면서
    함락되어가는것은 하트로 치면 절반에 불과하죠
    그녀는 지혜로운 여자라
    아군과 적에 수를 몇수 앞을 보고 판을 읽는 단순한 장기말인
    아닌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감정 있는 킹 메이커라는걸
    간과한 댓가를 치르죠

    영화에 나오는 각 인물들의 장기말로써
    자신의 역활과 계를 열심히 수행을 하죠

    보석가게에서
    그는 보석을 그저 가치 없는
    하찮은 돌멩이로 여길뿐
    보석을 낀 그녀 자신이 보석 그자체에 귀한 존재로
    여기는 것을 보고

    그녀는 깨닫죠
    사랑을 연기했던 그녀가 그를 사랑하고 있었음을
    그리고 킹 메이커로써 판도를 바꿔 버리죠

    믿었던 사람의 배신은 기대를 져버리죠
    개차반에게 원래 기대가 없었지만 미처 보지 못한
    다른면을 보고 달리 보듯이

    그녀는 실패하면 약으로 자결 할 수 도 있었지만
    자신의 배신에 분노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동료의 죽음을
    최후를 지켜본채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고 자신을 희생하죠

    권력자인 그도 감시를 받고 있었다는 것을
    죽어가는 그녀를 구 할 수 없었음을
    자신의 손으로 처형 할 수 밖에 없었음을

    그녀의 방에서 그녀의 채취와
    지난날 추억 그리고 사랑하고 있었음을
    살아 있는 그의 마음속에 영원히 그녀가 살아 있음을
    다른 여자를 안더라도 사랑과 교감없는
    빈껍데기 영혼 없는 시체와 춤을 추는 것을

    그녀의 연극에 모두 놀아났다는것을
    그녀의 승리로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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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많은 경험을 나눠준 이. ㅎㅎ 하긴 트위터는 당신의 필력을 나타내기엔 너무나 좁지. 물론 QOS 박은 사진을 올리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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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찌찌 and 보지 환상의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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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당신의 미모와 몸매 성욕 성격을 물려준
    당신의 엄마도 QOS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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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이번 술집접대부봉사 복장 좋았다
    가슴을 주물루기도 좋고 보지,엉덩이만지기에도 좋은..
    그리고 모든걸 받아드리는 미소까지

    술집에이스로 변신한모습 다음번을 기대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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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이런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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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글을 쓴다는게 자신의 세상을 외부에 표현 하는건데 그건 그만큼의 자신의 세계가 이루어 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저년의 저 음란함은 충분히 나를 꼴리게 하지만 저년의 자 글은 다른 외부세계를 뒤흔들 만한 충분한 힘을 지녔다 멋진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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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잔인하고 냉혹하고 처절한데 자기 연민이 느껴져서 아쉽네요. 연민마저 사치인 세계가 사실일테니까요. 충동에 번번히 지고 또 지고. 끝없는 낭패감. 잘 해봐야지라는 다짐같은 게 떠오르면 그저 코웃음만 나는 그런 세계. 충동 넘어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게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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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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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뭔가 되게 서글픈 하나의 글이네요
    요즘에도 종종 침대에서 그때를 회상하겠지만 지금은 그 어릴적 추억을 덮어줄.. 아니면 오히려 희락으로 이어줄 경험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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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한발치 떨어져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러나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타인에게 철저히 짓밟히며 느꼈던 쾌락의 추억이

    아쉬움으로 남는..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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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글도 잘쓰고 몸매도좋고 그냥 천생 연예인이 될사람이 일반인으로 사는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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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트위터에서 가장 스타킹이 잘어울리는 몸매 가장 섹시한 란제리가 어울리는 몸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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